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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고용 평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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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1-04-04 10:19 조회7,90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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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인사이드] 남녀고용평등법 시행 24년 절반 가량이 "당한 적 있다"…


직장내 성희롱 여전히 성행 의사표시 분명히 하고… 동료끼리 존칭도 방법…


피해땐 상담소 알려야


이수민기자 noenem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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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죽고 싶었습니다." B씨는 그날 아침 산에 오를 때까지만 해도 자신이 고속도로로 뛰어들 줄 몰랐다. 근무하고 있던 은행지점 직원들과 단체로 추계체육대회를 떠난 그 날, 지점장은 유달리 B씨에게 추근댔다. 산행으로 지친 뱃속에 지점장이 건네는 폭탄주가 들어갔고 곧 B씨는 몸을 가누기 힘든 상황이 됐다. 동료들은 서울로 돌아가는 버스 맨 뒷자리에 그녀가 편하게 누울 수 있도록 해줬다. 이를 본 지점장은 버스기사에게 불을 끄라고 했다. 깜깜한 버스 안에서 정신을 못 차리고 쓰러져있던 B씨는 어느 순간인가 지점장의 손이 몸을 만지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충격을 받은 B씨는 버스가 휴게소에 정차하자 고속도로로 뛰어들어 자살하려는 마음까지 들었다. 이날 일이 문제가 돼 지점장은 부하 여직원을 성희롱하고 지휘통솔을 충분히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해고됐다. 법원서 징역 8월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지점장은 '본인이 해고될 정도로 나쁜 짓을 했다고 생각지 않는다'며 징계를 물러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2."경력 관리에 대한 조언을 듣고 싶어 따라간 술자리였습니다."유명회계법인 인턴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A씨. 그녀는 지난해 11월'술 마시러 오라'는 회사 고위직의 전화를 받고 집으로 돌아가던 발길을 돌려 9호선 신논현역을 향했다.



당사자의 법정진술에 따르면 그날 술자리는 역 인근에서 밤늦게까지 계속됐다. 술자리를 함께한 이사가 연거푸 건네는 술잔을 받아 마시던 A씨가'늦었으니 돌아가겠다'말하자 이사는 화를 내며 그녀를 붙잡았다. 회사에 잘 보여야 한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결국 오도가도 못하고 밀폐된 노래방까지 따라간 A씨는 강제로 몸을 더듬고 옷을 벗기려는 이사를 막기 위해 사력을 다해야 했다. 이사는 완강하게 거부하는 A씨에게 "핸드폰으로 찍었다"며 위협하기도 했다.검찰은 이사에게 강간미수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고 현재 징역 3년형을 구형한 상태다. 이사는 "강제로 술을 먹이거나 성폭행을 시도한 적이 없다"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3. 뱃속의 아이를 잃었지만 회사마저 놓칠 수 없다는 생각에 복직을 결정한 외국계 회사 직원 C씨. 그녀는 유산에 대한 기억을 고의적으로 들춰내는 상무 때문에 회사에 대한 정이 다 떨어졌다. 2007년 7월 어느 날, 평소에도 상습 폭언으로 유명한 그 상무는 회식자리에서 여직원들을 상대로 야한 이야기를 꺼냈다. 그러다 그는 C씨에게 "인공수정을 할 때 필요한 정자는 어떻게 추출하냐"고 질문하며 구체적으로 성적인 대화를 꺼냈다. 참다 못한 동료직원들은 발언 수위에 대해 문제삼고 상무를 징계해달라 요청했다. 그 동안 저지른 비위행위까지 낱낱이 밝혀져 상무는 결국 회사에서 쫓겨났다. 해고무효를 주장하던 상무는 대법원에서 '징계가 정당하다'는 판단을 내릴 때까지 본인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성별을 이유로 차별 받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 만들어진 남녀고용평등법은 1988년 4월 1일부터 시행돼 올해로 24년이 됐다. 이 법 12조에서는 '사업주나 근로자는 직장에서 성희롱을 해서는 안 된다'고 못박아 여성 근로자들이 안심하고 일에 전념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회사에서 실시하는 성희롱 예방교육 역시 남녀고용평등법을 근거로 만들어진 제도다.그러나 직장내 성희롱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남녀직장인 549명을 대상으로 직장내 성희롱 경험에 대해 묻는 설문조사에서 전체의 47.5%인 261명이 성희롱을 당한 적이 있다고 대답했다. 최근 인쿠르트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직장내 성희롱을 당했다는 근로자 가운데 60.9%가 한 번이 아닌 지속적으로 불쾌한 경험에 노출됐다고 답했다. 아직까지도 매일 마주치는 상사나 동료가 성적인 접근을 해오는 상황이 완벽하게 사라지지 않았다는 이야기다.직장여성을 움츠러들게 하는 성적인 압박은 경력과 나이를 가리지 않고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한국여성민우회는 직장 내 성희롱 관련 상담은 고용평등상담실을 운영한 2001년부터 줄곧 상담 건수 1위라는 불명예를 차지해왔다고 밝혔다.관련 통계에 따르면 2008년 한 해에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해 상담을 신청한 건수는 178건을 기록했다. 부당해고와 비정규직 차별 등 다른 모든 상담건수를 합친 413건에서 43.1%에 달하는 비율이다. 2009년은 전체 상담 건수 476건 가운데 226건(47.4%)을 기록했다. 지난해도 들어온 355건의 전체 상담 중 145건(40.8%)이 직장 내 성희롱 관련 상담이었다. 대부분의 직장여성들이 정도가 심하지 않은 성희롱은 참아 넘긴다는 점과, 직장 내 성희롱 상담을 할 수 있는 곳이 전국에 15곳이라는 사실을 감안할 때 적지 않은 수치다.최근 고용노동부가 남녀고용평등 강조주간(4월1~7일)을 맞아 발표한 자료에서도 직장 내 성희롱이 근절되지 않고 있는 현실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응답자 1,000명에게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정도에 대해 묻자, 남녀 모두'줄었다(61.3%)'고 답했다. 하지만 변화가 없거나 늘었다고 보는 시각 역시 30%를 웃돌았다.또 직장 내 성희롱의 정도가'심각하다'고 판단한 경우는 전체의 46.3%에 달했다. 다만 직장 내 성희롱이 심각하지 않다는 대답도 46.1%가 나와 의견이 엇갈리는 모습을 보였다.전문가들은 직장 내 성희롱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의사표시를 분명히 하고 음담패설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동료끼리 존칭을 쓰는 등 직장 문화를 바꿔보는 것도 피해를 미리 막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입을 모았다. 만약 성적 행동이나 발언으로 피해를 입는 경우가 발생한다면 여성회, 민우회, YWCA 등이 운영하는 고용평등상담소에 피해를 알리고 대응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 또 국가인권위나 노동부에 사례를 전하고 고용주에게 책임을 물리는 방안도 마련되어 있다. 물론 민•형사상 책임을 묻는 것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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